더운 생각..

프로스트가 베타에게 차여를 잃어 화내는 듯한 찬바람속을 헤치면서 출근하는 동안,
살껍질을 벗겨내는 듯한 추위를 이기고자 더운 생각에 몰두했다.

원수친구한테 빌려주었다가 못받은 돈하며,
아라시에서 연속 5 뒷치기 당하는 개같은일하며,
안오는 택시 5분동안 기다리다 뛰어가서 3분 지각한 일 등등..
정말 오만가지 생각에 몰두할 수 있었다.

이 연상 과정의 중간 과정이야 어쨌든
그 생각의 바늘끝이 뜨거운 모래행성 아라키스에 다달았다.

그리곤 그 곳에 사는 프레맨들에게까지 생각이 미쳤는데...

"이 분들이 입고 있는 옷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라는게
이 단계에서의 주제가 되었고..

잘 기억나지 않는 5년전 읽었던 책 내용을 반추해 가며 끄집어 낸
것이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프레맨들이 입고 있는 옷은 사막에 최적화 된 옷으로
몸에서 발산되는 수분을 최대한 가두도록 설계되어 있다.
발 뒤꿈치에 있는 펌프가 옷을 동작시키도록 되어 있다.

물론 귀차니즘에 의해 기억을 확인할 생각 같은 것은 전혀 하지 않는다.
다만, 이러한 설정에 무언가 간과된 부분이 있다는 심증이 들었다.
반쯤 얼어 붙어 있는 뇌가 회전하며 유추해낸 결과는
"온도"에 대한 대응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책에는 있을지 모르지만 "기억"에는 없었다.

그렇다면 아라키스의 기후는 어떨까?
아마도 일교차가 큰 전형적인 사막 기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옷은 당연히 단열 기능이 필요할 것이라는 데까지 결론을 내리는데
출근길의 2/3를 소모했다. (정말 추운 날이었다.)

이제 생각의 목표는 "단열복은 어떻게 만들까?"로 전환되어
"외피와 내피 사이에 단열재" 라는 소전제하에서
"단열은 역시 진공이지!" 라는 임시 결론을 내리고
"그럼 외피와 내피가 천처럼 자연스럽게 구겨지면서 진공 상태를 이루려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였다.

좀더 생각하면 뭔가 새로운 것이 나올것만 같은 기대감이 있었으나..

회사에 도착하며 그 생각의 맥이 끊어져 버렸다.
정말 다행스러운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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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xstall

2005/12/15 01:32 2005/12/15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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